휴먼 어라운드 커피

조금씩 끄적여  온 나의 글과 사진을 보고 우리가 잘 맞을 것 같아서 연락했다 던 의뢰인. 내가 좋아서 하는 것들이 다른 이들의 취향이라고 하면 괜히 부끄러우면서도 기분이 좋다.


서로를 알아가며 시작된 우리의 미팅은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으나, 커피바의 배치에서부터 삐걱거렸다. 조금 협소한 공간이라고 하지만 내가 생각해오던 것과는 사뭇 다른 형식의 배치에 당황을 했다. 그렇게 하나, 둘씩 생각의 차이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생각의 접점을 찾다 의뢰인의 공간에 대한 철학과 더불어 아주 조금의 인생의 방향성에 대해 듣고 나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 순간부터 였을까, 의뢰인의 생각과 의도를 완전히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 의뢰인이 쓴 글과 사진을 보게 되었는데, 어떤 마음으로 이 공간을 만들어 가는지, 어떤 걱정과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인지 조금이나마 더 알게 되었다. 잠깐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다 알지 못했던 그의 생각을 글과 사진을 통해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글과 사진이 또 기다려진다.


휴먼 어라운드 커피 (휴.어.커)

사람이 좋아서 시작하게 된 공간.

주인과 손님의 경계가 없는, 커피바와 좌석 공간의 경계가 없는.

주문서에 적힌 이름과 사진 한 장에 남겨지는 여러 사람들의 모습들.

가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문득 궁금해질 때,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은 공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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